어제(6월 14일)는 ‘제14회 세계 헌혈자의 날’이었다. 이날은 헌혈의 중요성과 헌혈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2004년 세계보건기구, 국제적십자연맹 등 헌혈 관련 국제기구가 공동으로 제정한 기념일이다. 세계 헌혈자의 날을 6월 14일로 지정한 이유는 혈액형을 발견한 미국의 면역학자이자 병리학자 카를 란슈타이너(Karl Landsteiner)가 태어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지난 13년간 한 달에 평균 1.5회씩 총 231회의 헌혈을 실시한 김현진(43·여)씨 등 29명에게 장관 표창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31살에 헌혈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한 달에 평균 1.5회 정도로 헌혈을 했으며, 총 헌혈 횟수는 231회에 이른다고 복지부는 전했다. 특히 그는 백혈병 환아들에게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헌혈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혈소판 헌혈(1회 90분)을 202회나 했고, 2007년 조혈모세포기증희망자로 등록하는 등 생명나눔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행사는 ‘생명을 살리는 힘, 지금 당신의 헌혈입니다(Give Blood, Give now, Give often)’을 주제로 열렸으며, 김씨와 같은 헌혈 유공자들에 대한 표창이 수여됐다. 행사의 주제처럼 헌혈은 생명을 살리는 원천이며, 내 생명을 타인과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성스러운 기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헌혈에 대한 일반인의 참여는 작년을 기점으로 꺾이는 양상을 보여 경종을 울리고 있다. 헌혈자수가 지난해 5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자수는 전년대비 7.0% 줄어든 286만6330만명에 그쳤다. 헌혈자수는 2010년 266만4492명에서 2011년 261만6575명으로 1.8% 감소한 이래 △2012년 272만2608명(4.1%) △2013년 291만4483명(7.0%) △2014년 305만3425명(4.8%) △2015년 308만2918명(1.0%)으로 성장세를 지속하다 지난해 추세가 꺾였다. 연령별 헌혈자수는 지난해 기준 20대가 117만명(40.8%)으로 가장 많았고 10대(16~19세)가 92만3000명(32.2%)으로 나타나, 10~20대의 헌혈 비중이 전체의 73.0%로 집계돼 10·20대가 헌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추세가 그대로 유지됐다.

한편, 이날 공군사관학교는 난치병과 싸우는 아이들에게 기증하기 위해 생도들이 모은 헌혈증 1004장을 사단법인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증한 1004장의 헌혈증은 400ℓ 혈액을 수혈할 수 있는 것으로 백혈병과 소아암 등 난치병 치료로 수혈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지원될 예정이라고 공사는 전했다.

헌혈은 피가 모자라 수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유일한 생명줄이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했어도 혈액만큼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과 물질이 없기 때문이다. 혈액 부족 사태는 혈액의 생산과 수요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혈액이란 고유의 특징상 사람이 아니면 생산해낼 수 없는 물질이므로 그만큼 항상 일정한 헌혈이 유지돼야 한다고 볼 수 있다. 헌혈이라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이 시들어든다는 점을 이날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새겨봄 직하다 하겠다.
 

저작권자 © 닥터더블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