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인한 심한 기침, 비염으로 구강 호흡 지속하면 성대 건강에 악영향

갑작스럽게 기온이 낮아지며 면역력 저하로 감기나 비염 등을 앓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때 오는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성대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가 생기면 인체 적응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감기나 비염 등 질환에 쉽게 걸릴 수 있다.

실제 기온 변화와 일교차가 큰 초가을 무렵에는 감기나 비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수가 많은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감기로 내원한 환자는 10월 약 310만명에서 11월은 90만명이 증가한 약 4백만명이었다. 또, 비염 환자의 경우에도 2017년 10월 약170만명에서 11월에는 약 2백만명으로 30만명이 증가했다.

감기나 비염을 앓게 되면 기침, 코막힘 등의 증상으로 불편을 겪게 되는데, 이때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오래 방치하면 성대 건강에 영향이 생긴다. 또한 감기나 비염의 적절한 치료 이후에도 잦은 기침과 쉰 목소리 등 목 감기 증상이 2~3주 이상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음성질환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음성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선천적인 원인으로 증상이 생긴 경우도 있지만 가벼운 증상을 방치하다 점차 성대에 무리가 생겨 내원하는 환자들도 많은 편”이라며, “목을 혹사시키는 증상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되며, 특히 잦은 기침과 쉰 목소리 등 이상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감기가 아닌 후두염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성대는 후두를 앞뒤로 가로지르는 두 개의 연약한 점막 주름이 V자처럼 이루어져 있다. 흔히 가벼운 계절 질환으로 여기는 감기는 기침, 목 잠김 등 복합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이때, 심한 기침을 방치하거나 목 잠김 등을 해소하기 위해 무리하게 목을 가다듬으면 성대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기침은 숨을 들이쉰 다음 성대를 닫고 기관지가 수축해 가슴의 압력을 높인 후 성대가 열리면서 나온다. 심하게 기침을 자주 하거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억지로 헛기침을 해 목소리를 가다듬으면 성대에 과도한 힘이 가해지면서 성대에 손상이 생긴다.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성대결절 등의 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절기 비염 역시 목 건강에 해롭다. 비염으로 코가 막히면 자연스레 구강호흡을 하게 되는데, 구강호흡을 하면 성대가 쉽게 건조해진다. 성대가 건조해진 상태에서는 소리를 내기 위해 필요한 진동과 마찰이 정상적인 성대에 비해 과도하게 이뤄져 성대에 염증성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인 감기 치료는 어렵지 않다. 증상에 따라 기침을 줄이는 약물이나 해열제 및 소염제 등을 활용하고 안정을 취하면 보통 일주일이면 회복된다. 만약 감기와 같은 증상이 개선되고도 2~3주 이상 기침과 쉰 목소리가 지속된다면 후두염이나 성대에 질환이 생겼을 수 있으니 정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초기 음성질환 증상이라면 실내의 적정한 습도 조절과 목소리 사용을 자제하는 생활 습관으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성대결절이나 성대 부종 등으로 악화된 경우에는 보톡스 등을 활용한 시술이나 내시경 수술을 통한 전문적인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안철민 원장은 “심한 기침이 계속되면 성대폴립, 낭종 등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 발생 가능하고 근긴장성발성장애 같은 이차적이고 만성적인 질환이 유발될 수도 있다”며, “감기에 걸린 후에 목소리 변화가 1개월 이상 지속되면 혹시 이와 같은 질환에 걸린 것은 아닌지 정확하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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