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쌍벌제-약가인하 연동제…상위제약사 ‘藥’

[분석]2012년 제약산업은 역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제약사들이 탈출구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이트레이드증권 이알음 연구원은 “제약업종은 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한 리스크가 안정화됨에 따라 그 동안의 바닥에서 벗어나 성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었지만, 최근 다시 대두된 약가 인하 리스크로 인해 이같이 예측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악화된 업황 속에서도 정체된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진출 부분을 성장시킬 수 있는 제약사는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내수제약산업 ‘정체’
현재 내수 제약산업은 정체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1인당 국민 의료비와 노인인구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의약품 생산실적과 원외처방조제액 데이터 추이를 보면 성장률이 한자리 수로 감소했다. 또 의약품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0% 증가했다.

이런 정체는 근본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적자에 따른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 당기 수지는 높아진 국민 생활 수준과 노령인구 증가에 따라 1인당 국민 의료비가 증가하면서, 국가의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건강보험 누적수지는 각종 의료관련 정책 개선으로 2011년 누적수지가 반등했다. 재정 지출 중 약국 비중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정책 리스크가 점차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앞으로 급증하는 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약가인하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리베이트-쌍벌제-약가인하 연동제 “상위제약사 과거형?”
현재 제약업종의 가장 큰 리스크로 여겨졌던 리베이트-쌍벌제-약가인하 연동제의 위험은 지나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직 조율 중에 있지만 상위 제약사들에 대한 약가인하 결정은 어느 정도 굳어졌기 때문이다.

대형 품목들에 대한 약가 인하가 결정된 제약사의 경우 1회성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수익성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리베이트를 하지 않는 환경이 정착되고 중소형사로 규제 대상이 확대되면서 대형제약사들에게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지난 12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약가 인하 제도는 2012년 3월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각 제약사들은 연간 매출 기준 약 500억원 수준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로 인해 내년 특별한 모멘텀을 준비해 두지 못한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역성장을 기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정부가 건강보험 지출 중 약품비 비중을 현재 30% 수준에서 13%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약가인하 방안들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복지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고가의 제네릭 처방 억제 ▲약의 과다사용 억제를 통해 추가적으로 약품비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복지부는 장기적으로 난립하는 영세한 제약회사들을 줄이고, 리베이트 등의 부당경쟁을 해소해 국내 제약시장을 선진 제약시장 구조로 재편하는 것이 목표다.

◆유일한 돌파구 ‘해외진출’
현 상황에서 내수 제약산업이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해외 진출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진출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수출이 시작될 경우 그 성장성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제약 산업에서의 해외 수출은 ▲개발 중인 제품에 대한 L/O ▲완성된 제품의 수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 수출시장 규모는 2조원대로 성장률이 전체 의약품 시장 성장을 훨씬 웃돌고 있다.

최근 제약사들의 오랜 R&D투자에 대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자체 개발제품들의 라이선스 아웃을 통한 해외 진출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해외 진출을 하게 될 경우 해외 마케팅의 경험이 없는 국내 제약사들은 다국적 제약사의 힘을 빌려 유통, 마케팅, 허가 부분에서의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고, 해외 임상에서 소요되는 거대한 임상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직접 수출을 하는 경우보다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제품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회수되지 않는 제품 개발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개발 중간에 제품에 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국내 제약사 특성화 전략 필요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은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은 물론 관련 정보 및 정부의 지원도 부족하다는 것.
 
실제 한 제약사 CEO는 “정부에서 약가인하는 물론 신약에 대한 인센티브도 적게 제시해 얼마나 많은 제약사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해외진출역략을 갖춘 제약사와 국내에 전념하면서 특화시킬수 있는 제약사 등으로 나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이번 규제로 많은 실업자들이 양산될 수 밖에 없다며 “과연 대책없는 이번 조치가 현실화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동아-한미-JW중외-유한양행 등 기대
반면 현재 기대되는 라이센스 아웃 품목으로는 동아제약 모티리톤, 중외제약 Wnt표적함암제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이미 해외에 라이선스 아웃돼 있어 계약금 및 milestone fee를 받고 있는 상태다. 또 한미 Pan-Her 표적 항암제는 아직 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기대되는 제품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완제 의약품의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사인 Merck와 co-Marketing 계약을 통해 자체 개발 제품인 아모잘탄(30개국, 추가 계약 중), 북미 로컬 제약사와의 계약을 통해 에소메졸(북미) 등을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특히 한미약품의 수출 계약은 제3국에 국한하지 않고 유럽과 북미시장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을 통해 얻는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JW중외제약도 자체기술로 개발한 3-chamber 특수 수액제를 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수액제가 저마진의 저렴한 상품인데 비해 이 수액제는 제품 생산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고, 사용이 편리해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제품이다.

유한양행도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사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하는 방법을 통해 해외 진출 노력을 하고 있다.

에이즈 치료제 원료인 FTC(제약사)와 항생제 원료인 PMH(제약사)의 납품을 통해 연간 7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원료의약품의 경우 원료합성 기술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고, 특허가 걸려있는 제법도 많기 때문에 비교적 진입 장법이 존재하는 사업으로 개발 단계에서부터 원료의약품을 공급함에 따라 향후 좋은 제품에 대한 선점적인 라이센스 인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알음 연구원은 “해외시장 진출에서 중요한 것은 ▲북미, 유럽의 선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가 ▲적당한 파트너를 찾는가”라며 “선진시장의 경우 자국의 자체개발 선진 의약품 시장의 경우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를 차지하기 때문에 선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의약품(오리지널)에 대한 특허를 연장해 인정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존재하며, 신흥시장과 다르게 이미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쟁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적합한 파트너를 찾지 못하게 될 경우 해외 진출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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