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시간 길면 자궁수축 등 혈액순환에 안 좋은 영향 미쳐, 휴게소 자주 들러 충분한 휴식 가져야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다가왔다. 이 시기는 가족∙친지가 모이는 즐거운 시기지만 장거리 이동과 이로 인한 피로 및 스트레스 그리고 평소와 다른 환경 등으로 인해 다양한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이번 설 연휴는 주말을 포함해서 4일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짧은데, 이로 인해 귀향과 귀경, 친지방문 등의 일정을 다른 명절보다 더 바쁘게 소화해야 한다. 이로 인해 다른 때보다도 후유증이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성들은 명절 음식 준비로 인한 가사노동의 증가,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임산부들은 환경의 변화나 많은 사람들과의 접촉으로 생길 수 있는 전염성 질환의 위험,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 연휴 뒤 일상생활로 복귀 시 발행하는 명절증후군 등 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박희진 교수의 조언을 통해 임산부의 설 명절 건강법에 대해 알아본다.

승용차보다는 기차 이용… 승용차 이용할 때는 휴게소 자주 들러야
명절이면 지방으로 장거리 이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흔한데 임산부들은 오랜 시간 한 곳에 앉아있게 되면 자궁수축으로 인해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임산부는 장기간 앉아있어야 하는 승용차보다는 내부에서 움직일 수 있고 화장실도 편하게 갈 수 있는 기차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승용차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휴게소에 자주 들러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또한 안전벨트를 맬 때에는 최대한의 안전을 고려해 불편하지 않도록 매는 것이 좋다. 어깨를 내려오는 한쪽 벨트는 어깨를 지나 불룩해진 배 위쪽으로 위치하게 하고, 또 한쪽 배 아래를 가로지르는 벨트는 나온 배의 가장 아래쪽 밑부분 그러니까 허벅지 위로 맨다. 유방은 안전벨트로 압력을 받아도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도한 가사일은 피하고 평소 생활리듬 유지해야
명절음식 장만과 가사일은 임산부들에게 심리적, 신체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식탁에 앉아서 할 수 있는 가벼운 가사일은 적당한 운동이 되기 때문에 괜찮지만, 장시간 서서 하는 가사일은 큰 무리가 될 수 있다. 어른들의 눈치를 보느라 과도하게 일할 수 있으니 남편이나 가족들이 먼저 임산부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일반적으로 연휴 기간에는 평소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게 되고, 식사시간이나 식사량이 불규칙한 경우도 많다. 이처럼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일상생활 복귀 시 우울증을 비롯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고 면역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만성피로나 졸림,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박희진 교수는 “3일 이상 불규칙한 생활을 계속할 경우 생체리듬이 무너져 다양한 명절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연휴라고 밤샘이나 과식 등을 하는 것을 자제하고 수면이나 식사 패턴을 평상시와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염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과의 접촉 삼가야… 고열 땐 검증된 해열제 복용해야
명절에는 사람들이 대규모로 이동하고, 집 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감기나 독감 등 전염성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12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5개월 동안은 인플루엔자(독감)가 유행하는 시기라 주의해야 한다. 인플루엔자는 A형 또는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병에 의한 급성 열성질환으로, 발열∙기침∙설사∙근육통∙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면역력이 저하된 임신부에게는 중증 폐렴과 같은 합병증 발생률이 증가한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아직 안했다면, 명절 전에 미리 예방 접종을 해야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시간에도 즐겁고 안전한 시간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

38℃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 또는 인후통의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바로 병원을 찾아 인플루엔자 검사를 받고 필요하면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해야 한다. 임산부는 약물을 복용하면 안 된다는 잘못된 속설 때문에 약을 먹지 않고 참는 경우가 있는데, 임신부의 체온이 38℃ 이상의 고열일 땐 태아의 신경형성을 방해하고 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신경관결손증 발생률을 증가시킬 수 있으니 태아와 임산부의 건강을 위해서는 안전한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박희진 교수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달리 임신 기간에 상관없이 임산부가 복용할 수 있는 약품인 만큼 급한 경우에는 해당 약을 섭취하는 것이 방편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원인을 정확히 진단받고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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