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 통한 바이러스 감염질환, 백신과 치료제 없어 더욱 조심해야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백화점, 영화관, 전시장 등 사람들이 밀집하는 실내를 대신해 공원, 등산, 농장체험 등 야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5월 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동안 자발적 격리 생활에 지쳐 있던 사람들이 제주도, 강원도 등 야외 활동을 즐기기 좋은 관광지를 많이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가운데 23일에는 강원도 원주에서 올해 첫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그동안 지켜왔던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은 물론 야외활동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질환으로 흔히 살인진드기로 알려진 참진드기가 보유한 SFTS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대부분 1∼2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38‘C 이상의 고열과 설사, 오심, 구토, 식욕부진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고, 근육통, 피로감, 경련, 의식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첫 환자가 발생해 지난해까지 총 1,089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215명이 사망해 사망률이 약 20%에 이르는 위험한 질환이다.

야외활동 중 접촉한 진드기는 피부에 단단히 고정돼 장시간 피를 빨기 때문에 억지로 떼어내거나 긁는 경우 일부가 피부에 남는 등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진드기가 피부에 붙어 있다면 핀셋을 이용해 제거한 뒤 소독하는 것이 좋다. 만약 집에서 떼어내기 어려운 경우에는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제거하고 잠복기 동안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치료받아야 한다.

감염예방을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므로 해마다 진드기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4월에서 10월 사이에는 야외활동 시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긴 소매, 긴 바지, 장갑 등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풀밭 위에 바로 눕거나 옷을 벗어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돗자리를 사용한 후에는 반드시 세척해 햇볕에 말리도록 한다. 정해진 등산로 외에 산길을 피하며 귀가 후에는 집 안에 들어오기 전 옷을 꼼꼼하게 털고 즉시 세탁하며 샤워 후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도록 한다.

대동병원 피부과 김초록 과장은 “주로 야외에서 업무를 하는 경우라면 작업복과 일상복을 구분하는 것이 좋고 작업 시에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갑 안에 소매를 넣고 양말 안으로 바지를 넣어야 한다”며, “활동 후 귀 주변, 머리카락, 두피,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야외활동을 즐기는 경우도 늘고 있기 때문에 외출 후에는 반려동물도 반드시 목욕을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지금까지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매개체인 진드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외 활동 후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조기 진단과 집중치료를 통한 대증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닥터더블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