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전환 저지 통해 지분가치 하락 막기위해...업계관측

지난 16일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녹십자의 일동제약 지분 대량 매입 배경이 일동제약의 지주사전환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일동제약이 취약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지주사 전환 시도 과정에서 2대 주주인 녹십자와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등 홀대가 원인이 됐다는 얘기도 업계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0월 14일 열린 이사회에서 투자와 의약품사업부문을 분리하는 기업분할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는 취약한 지분 구조로 항시 경영권을 위협 받던 일동제약이 오는 2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 안건을 통과시켜 경영안전성을 확보하려는 방침에 따른 것이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말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임시주주총회를 며칠 앞둔 16일 일동제약 2대 주주 녹십자가 ‘딴지’를 걸고 나섬으로써 앞으로의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녹십자가 일동제약과 불편한 관계에 있던 개인투자자 이호찬 씨의 주식을 전량 매입하고, 그동안 녹십자의 일동제약 지분매입은 단순투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입장에서 경영참여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녹십자의 일동제약 지분 추가 매입설은 지난해 10월경부터 업계에서 조금씩 흘러 나왔다.
 
이와 관련 본지 닥터더블유와 만난 녹십자 고위 관계자는 당시만해도 “일동제약 지분 매입은 단순한 투자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일동제약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경영권 간섭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강변한 바 있다.
 
결국, 지난해 부터 일동제약의 지분을 매입해온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2대 주주에 대한 홀대와 그동안 매입해온 지분 가치의 하락을 막기위해 이번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면서까지 단순투자에서 경영권 참여 방침으로의 전략을 전격적으로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녹십자와 일동제약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일진일퇴를 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10% 이상 주요주주였던 이호찬 씨와 특별관계자들은 지난 10일 장외에서 보유지분 315만623주를 2대 주주인 녹십자에 매각했다.
 
주당 매매가격은 10일 종가 1만950원 보다 14.5% 높은 1만2500원에 거래돼 녹십자는 이들로부터 393억8278만원에 매입했다.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 추진을 막기 위해 시세 344억9932만원 보다 48억8346만원을 더 지불하면서까지 매입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일동제약은 지난해 2월초 관계사 씨엠제이씨를 앞세워 개인투자자 안희태 측 175만주(지분 6.98%)를 239억7500만원에 장외매수했다.
 
지난해 2월 1일 일동제약 종가는 1만1350원으로 씨엠제이씨가 안희태 측으로부터 1만3700원에 장외매수했다. 일동제약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시세보다 41억1250만원을 더 지불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동제약 경영권을 두고 양측이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시세보다 40억원을 더 지불하며 주식을 매입하는 공방을 한 차례씩 주고 받은 상황이다.
 
지주사 전환을 관철시켜 경영권 분쟁을 종결시키겠다는 일동제약과 이에 맞서는 2대 주주 녹십자가 오는 24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맞붙게돼 그동안 제기됐던 녹십자의 일동제약 인수합병 여부가 어떤 방향으로 판가름 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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