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거센반발...지난해 말 가격인상 추진 배경 관심

바이엘 혈우병치료제 ‘코지네이트FS’의 한국시장 전격철수 배경이 판매부진에 따른 것이란 의심을 살만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한국시장 철수를 두고 국내 혈우병환자단체(한마음회·한국코헴회)로부터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바이엘이 지난해 11월 초, 국내 도매업계에 코지네이트FS의 가격인상을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바이엘 혈우병치료제 코지네이트FS

코지네이트FS는 혈우병 A 환자의 부족한 항혈우병인자(AHF, 혈액응고 제 8인자)를 일시적으로 대신해 출혈을 예방하는 치료제이다. 혈액을 사용하는 혈액제제 방식이 아닌 유전자재조합제제로 생산돼 간염이나 에이즈 등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질병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본지 닥터더블유가 입수한 바이엘의 ‘코지네이트FS주 250IU 단가 변경’ 공문(11월 4·6일)에 따르면 바이엘은 ‘코지네이트FS’가 생산 배치별로 실제 역가가 상이하며, IU(역가) 단위로 상한금액이 결정돼 있어 배치별로 가격이 변동된다고 도매업체에게 단가인상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바이엘은 공문에서 코지네이트FS주 250IU은 11만5132원에서 12만6688원으로, 1000IU은 41만880원에서 46만5236원으로 각각 1만1556원, 5만4326원 씩 인상하겠다고 공지했다.

▲ 바이엘이 국내 도매업체에 보낸 코지네이트FS 단가인상 공문

즉, 바이엘이 국내 도매업체들에 보낸 공문을 통해 제품 가격인상을 추진했으나 불과 몇 개월 후인 올 2월 초 시장철수를 전격적으로 단행함으로써 판매부진으로 인한 한국시장 철수라는 혈우병환자단체들의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한마음회 관계자는 “바이엘의 이번 제품 철수는 혈우병환자들의 간절한 요구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국내 혈우병환자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바이엘은 전 세계에 코지네이트FS를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원료와 생산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달 10일 한국시장 철수를 전격 결정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혈우병 치료제의 단가 조정은 코지네이트FS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도 일년에 한두 번은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라며, “가격 결정을 할 당시에는 한국 시장에서 공급을 중단할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공급중단 결정 직전 단가 조정 공문으로 인해 혈우병 환자 단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국내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공급을 중단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행태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에 대한 비난이 일어날 조짐인 가운데 지난 2010년 11월 출시 이후 3년만에 혈우병치료제 코지네이트FS는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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