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루사 효능·효과 논란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한 대웅제약이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를 고소함으로써 실추된 명예와 실리를 찾겠다고 하자 약계 단체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웅제약은 우루사 효능·효과에 대해 인터뷰를 한 리병도씨,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표와 관련 책자를 발간한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18일 소송을 제기하며 선전포고를 했다.

이에 건약은 21일 오전 9시30분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앞에서 소송 규탄 약계단체 기자회견을 열고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이날은 대웅제약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날이기도 했다.

원격의료와 법인약국 등의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와 이를 반대하는 의약계의 투쟁으로 인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우루사 효능·효과 논란이 이번 대웅제약의 소송으로 다시 떠오르게 된 것이다.

대웅제약은 리병도씨가 MBC와 인터뷰한 내용을 직접 나서서 해명할 것을 요구한 반면 건약은 의약품에 대한 문제제기는 약사의 의무인데 이를 두고 소송을 제기한 대웅제약의 행위는 약사 직능을 부정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 21일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앞에서 보건의료 시민단체가 대웅제약의 소송을 규탄하는 공동 기장회견을 열었다.

건약은 이번 대웅제약의 소송에 대해 “과장 광고에 대한 잘못을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정당한 비판을 한 약사의 목소리를 탄압하려는 대웅제약의 저열하고 무책임한 태도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건약이 지적한 우루사의 ‘피곤은 간 때문이야’ 광고는 3년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모든 피로가 간 때문이다’라는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이유로 권고조치를 받았다. 이에 대웅제약은 ‘피곤은 간 때문이야’ 광고를 자진 철회한 바 있다.

건약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의약품에 대한 효능·효과 논쟁을 하자는 약사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대웅제약이 현재까지 UDCA의 피로회복 효과를 증명할 신빙성 있는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약 측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루사의 주성분인 UDCA(Ursodeoxyxholic Acid·우루소데옥시콜린산)가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는 성분으로 피로회복 보다는 소화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요 선진국들에서 발간된 논문을 보면 UDCA의 담즙 분비 개선 기능에 대한 내용이 대다수이지 피로 회복 효과에 관한 내용은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건약은 “약사들은 단순한 의약품 소매상인이 아니다”며, “제약회사가 선전하는 의약품의 효능·효과를 항상 비판적인 자세로 검토하고 논쟁하는 것이 진정한 약사의 의무와 직능이다”고 약사의 소명을 말했다.

또한 건약은 “의약품의 약효에 대한 문제제기를 근거에 기반한 논쟁이 아닌 소송으로 해결하겠다는 대웅제약의 태도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라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약사의 직능과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활동은 멈추지 않겠다”고 투쟁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지난해 9월 7일 MBC 뉴스데스크의 ‘간 때문이야~ 우루사, 소화제에 가깝다?’라는 보도에서 리병도씨가 ‘병원에서는 확실히 25, 50mg은 소화제 쪽으로 분류를 해요’라며 명백히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인터뷰한 것에 대해 정정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다”며, “하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리병도씨로부터 어떠한 해명도 받을 수 없었고 문제해결을 위해 대화하자는 제안조차도 거부당했으므로 대웅제약은 어쩔 수 없이 법에 호소하는 단계에 이르게 됐다”고 소송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특히 리병도씨의 사실과 다른 인터뷰로 인해 대웅제약의 대외적인 신뢰도와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며, “게다가 우루사의 매출도 심한 타격을 입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고 소송을 제기한 진짜 이유를 밝혔다.

결국 우루사 매출 감소가 이번 소송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고백한 셈이다.

이번 소송은 부득이하게 무엇이 사실인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법의 판단을 받고자 하는 것인데, 이를 두고 탄압 운운하며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는 오히려 기업을 탄압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특히 리병도씨 개인이 이번 사태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체를 앞세워 정당한 비판을 운운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자신의 입장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웅제약은 건전한 비판이 아닌 허위사실에 대해 리병도씨가 인터뷰 내용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한다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이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건약 측에 제안했다.

이번 우루사 효능·효과 논란에 대해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자는 것이 양측의 속마음이지만 먼저 손을 내미는 측이 고개를 숙이고 들어간다고 생각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은 “다행히 대한약사회에서 이번 사안을 중재할 의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약사들의 전문성을 존중하기에 대한약사회의 중재의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한 건약도 대웅제약이 소송을 취하하고 우루사의 주성분인 UDCA의 효능·효과에 대해 학술적으로 함께 연구하고 임상시험을 하자고 제안한다면 흔쾌히 받아들이겠다고 표명한 상태다.

대한약사회가 대웅제약과 건약의 이번 우루사 효능·효과 논란 사태를 중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므로 양측이 법정까지 가지 않고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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