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사업 1달, 사전연명의료의향서 2,197건, 연명의료계획서 11건, 연명의료의 유보 또는 중단 7건

보건복지부는 내년 2월 4일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의 본격적인 시행에 대비하기 위해 연명의료 시범사업 추진 및 법률 개정, 교육·홍보·시스템 구축 등 제반 절차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명의료 시범사업은 10월 16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작성·등록(5개기관)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및 이행(10개 기관) 등 2개 분야로 나누어 선정·실시되고 있으며, 10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관리기관 통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시범사업에는 「연명의료결정법」 제9조에 따라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으로 선정된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원장 이윤성)을 중심으로 13개 기관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시범사업 점검 결과, 24일 18시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2,197건, 연명의료계획서 11건이 보고됐으며, 연명의료계획서의 이행을 포함해 연명의료중단등결정의 이행(유보 또는 중단) 7건이 발생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경우, 시범사업 실시 한 달만에 작성 건수가 2,000건을 돌파했고, 매주 전주 대비 증가 추세 역시 확연하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았고, 70대에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시범사업 기관이 있는 서울, 경기, 충청, 대전 순으로 많았다.

 
 
이에 따라 법 시행 이후에는, 등록기관 지정 시 지역별 배분을 고려하고 지역 보건소 및 공공기관 참여를 독려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1 상담을 통해서 작성되고, 1명당 통상 30분에서 최대 1시간까지 소요되는데, 특히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은 환자의 질병 안내 및 임종절차 상담과 함께 이루어지므로 타 기관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명의료계획서는 총 11건이 작성됐으며, 성별은 남성 7건, 여성 4건이었다. 연령대는 50대가 6건으로 가장 많았다. 모두 말기환자에 대해서 작성됐으며, 이들 중 10명이 암환자였고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환자가 1명 있었다.

연명의료중단등결정 이행은 총 7건이 이루어졌으며,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한 유보 2건, 환자가족 2인 이상의 진술에 따른 유보 또는 중단 4건, 환자가족 전원 합의를 통한 유보 1건으로, 현재 이행 환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고로, 이른바 김할머니 사건으로 불리는 대법원 2009.5.21. 선고 2009다 17417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요건을 ▲환자가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에 진입했고 ▲연명치료 중단을 구하는 환자의 의사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시함에 따라, 본 시범사업의 범위에서 환자 가족 전원 합의에 따른 환자의 연명의료 중단은 제외됐다.

한편,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을 위해 의사들은 작성 환자 1명과 통상 2~3회 이상의 상담을 진행했으며, 한 번 상담시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가까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특히, 상담을 진행한 건수는 44건인데 반해 연명의료계획서가 작성된 건수는 11건으로 이는 환자나 환자 가족이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시범사업이 종료되는 내년 1월 15일 이후부터 2월 4일까지는 한시적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및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할 수 없다.

내년 2월 4일 이후 등록기관과 의료기관이 활동할 수 있도록 2018년 1월 말 경 사전 지정할 예정이며, 해당 기간 동안 시범사업기관을 통해 작성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및 연명의료계획서가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관리기관의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하는 작업이 이루어질 계획이다.

다만, 시범사업 기간 동안 이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사람이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에도 연명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

한편,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는 지난 8일 연명의료결정법 상 개정 필요사항을 심의·의결하고 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위원회에서 개정을 권고한 사항은 의료계, 종교계를 포함해 사회 각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우려사항들을 반영해 검토됐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연명의료의 대상이 되는 의학적 시술을 대통령령으로 추가할 수 있도록 허용 △말기·임종기 환자뿐 아니라 수개월 이내에 임종과정에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는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 가능하도록 허용 △말기환자 진단 후 호스피스전문기관에서 호스피스를 제공받고 있는 환자에 한해, 담당의사 1인이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허용 △대상이 아닌 사람에게 연명의료를 유보 또는 중단한 자에 대한 처벌 1년 유예 △연명의료중단등결정 관련 기록에 전자문서 포함 △주민등록번호 처리 가능 주체에 담당의사 및 전문의를 추가하고 주민등록번호 처리 가능 사업을 연명의료뿐 아니라 호스피스로 확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포함해야 하는 사항에서 보관방법 제외 등이다.

연명의료결정법 제8조에 따른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는 보건복지부차관을 위원장으로 의료계, 종교계, 윤리계, 법조계, 환자단체 및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 기구로서, 위원회를 통한 제도개선 권고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법 시행 전이라도 해당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보건복지부는 연명의료결정법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시스템 구축, 전달체계 마련, 교육, 홍보 등 법 시행을 위한 제반 절차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관리기관을 중심으로 연명의료중단등결정 및 그 이행에 관한 사항을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국민 누구나 본인이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를 조회할 수 있는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2월 4일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시스템 중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과 의료기관 윤리위원회 등록 기능은 1월 말 먼저 운영해 법 시행과 동시에 해당 기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사전 지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은 환자의 개인정보 및 연명의료중단등결정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는 만큼 보안성 확보가 필수적이며,이를 위해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내 서버를 구축하고 외부 침입으로부터 안전하게 관리할 예정이다.

또한, 12월 중에는 의료기관 및 (예비)등록기관을 대상으로 연명의료결정법 및 연명의료 업무 수행 절차 등에 관한 전국 단위 교육을 실시하고, 필요시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연명의료결정법 및 연명의료에 관한 정보 제공 및 인식 개선을 위해 대국민 홍보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설립추진단에서 홍보 콘텐츠를 개발하는 중이며, 12월 말 대국민 안내 자료 발간을 시작으로, 1월부터는 TV·라디오 방송 광고 및 지하철 광고 등이 실시될 예정이다.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 위원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차관은 “연명의료시범사업 실시를 통해 해당 제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확인하고 제도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점검할 수 있었다”면서, “향후 법률 개정 및 교육, 홍보, 전달 체계 및 시스템 구축 등 법 시행을 위한 제반절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도를 충분히 보완해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자기 결정을 존중하고, 환자 최선의 이익이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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