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혈구의 포도당 선택적 투과 능력 활용

▲ 적혈구 세포막을 코팅한 혈당 센서의 작동 모식도
적혈구 막의 위로 혈액 혹은 다양한 체액들을 도포할 경우 세포막은 오차 발생 물질들이 통과하지 못하게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세포막 사이사이의 포도당 수송체는 포도당만을 붙잡아 내부로 수송시킨다. 이 원리를 이용해 전극에 포도당만이 도달하게 돼 정확한 포도당의 신호를 측정할 수 있게 된다.
▲ 센서의 포도당에 대한 선택성(selectivity) 실험
포도당 용액에 오차 발생원(왼쪽부터 비타민C, 요산, 갈락토오스)을 농도별로 첨가해 적혈구막을 코팅하기 전후의 센서로 측정한 값.
적혈구막을 도포하기 전에는 오차 발생원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오차가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에 적혈구막을 도포한 후에는 오차 발생원의 농도에 상관없이 포도당의 신호에서 변화가 거의 없다.
포도당만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적혈구 세포막을 이용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측정 오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학교 윤대성 교수 연구팀이 적혈구 세포막을 혈당 센서에 코팅해 스마트 고선택성 혈당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당뇨병은 아직까지 완전한 치료제가 없으며, 환자 스스로 혈당 수치를 정상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환자가 수시로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용 혈당측정기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개발된 혈당측정기는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효소와 포도당의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혈당을 측정하는데, 혈액 속 단백질, 환자가 섭취한 식품이나 약물이 효소와 포도당의 상호작용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오차를 줄이고 보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적혈구 세포막에 정밀하게 포도당만을 흡수하는 포도당 수송체가 다수 존재하는 것에 착안했다. 적혈구 세포막으로 200nm(나노미터) 두께의 포도당 선택적 반투과성 막을 제작해 혈당 센서에 적용했다.

혈당 측정에 간섭을 일으키는 요산, 비타민 C, 갈락토오스를 포함해 실험한 결과, 적혈구 세포막으로 코팅한 혈당 센서에서 오차가 대폭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기존 혈당 센서에서 오차가 28.2% 발생한 반면, 적혈구 세포막으로 코팅한 경우에는 오차가 2.6%에 그쳤다.

윤대성 교수는 “이 연구는 적혈구 세포막을 자연모사함으로써 포도당을 제외한 다른 생체물질에는 반응하지 않는 고성능 혈당 센서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세포막코팅을 이용한 선택적 투과기술은 바이오 센서 분야뿐만 아니라 약물전달시스템 및 조직공학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분석화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 Bioelectronics) 4월 15일자에 논문명 ‘A highly permselective electrochemical glucose sensor using red blood cell membrane’, 김인수 박사과정(제1저자, 고려대학교), 이규도 박사(교신저자, 고려대학교), 윤대성 교수(교신저자, 고려대학교) 등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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