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동물의 소뇌를 초음파로 자극해 편마비에 의한 운동장애 치료

▲ 뇌졸중 재활을 위한 소뇌 저강도 집속 초음파 자극 실험의 파라미터 및 자극 모식도
미국 신경재활학회 발표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1500만명이 뇌졸중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1/3은 사망에 이르고, 나머지 1/3은 영구적 장애를 갖고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

이처럼 뇌졸중으로 인한 후유증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생 후 조기 재활치료가 평생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뇌졸중의 경우 뇌를 지키는 보호막인 혈액-뇌 장벽(BBB, Blood-Brain Barrier)에 의해 약물이 뇌 조직으로 통과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뇌의 다양한 자극 위치에 따른 재활 효과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저강도 집속초음파 기반의 고해상도 비침습 뇌자극 방법을 이용해 뇌졸중 후 편마비에 의한 운동장애 재활치료를 가속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의공학연구소 바이오닉스연구단 김형민 박사팀은 저강도 집속초음파 뇌자극 기술을 이용해 소뇌의 특정 영역의 신경활성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뇌졸중에 의한 뇌신경 손상을 보상하고 편마비에 의한 운동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KIST 김형민 박사팀은 급성 뇌졸중의 경우에 병변 부위와 공간적으로는 떨어져 있으나 기능적으로 연결돼 있는 소뇌에서 이차적인 혈류 저하 및 대사저하가 관찰된다는 이전 연구들을 바탕으로 소뇌를 저강도 집속초음파를 이용해 비침습적으로 자극해 위축된 기능적 회복을 돕고, 나아가 경색 부위로 연결되는 신경경로를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연구진은 실제 실험을 통해 뇌졸중 쥐 모델에 저강도 집속초음파로 소뇌를 자극해 양쪽 앞다리에서 자극에 의한 움직임을 유발시키고, 운동전위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4주 동안 초음파 자극을 받은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향상된 운동 능력을 유지하는 것을 관찰했고, 이를 통해 뇌졸중에 의한 대뇌 손상 부위가 아닌 기능적으로 연결된 소뇌를 자극해 뇌부종이 감소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침습적인 방법을 통한 심부 자극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를 활용한 편마비에 의한 운동장애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는 의의를 지닌다.

또한 기존의 비침습 뇌자극 방법이 자극 범위가 넓고 자극의 깊이가 뇌 피질에 국한되는 것과 달리, 이번 기술은 뇌심부 영역의 수 mm 이내의 국소적인 영역까지 선택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기술로서, 향후 뇌신경 재활에서 효과적인 치료기술 개발을 위한 다양한 응용 연구가 기대된다.

KIST 김형민 박사는 “연구를 통해서 확인된 뇌신경 재활 효과가 사람에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사람의 뇌졸중과 유사한 동물 모델을 통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며, 초음파 뇌자극 기술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추적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며, “환자의 뇌손상 정도와 손상 위치 등의 다양성을 고려해 최적의 효과를 위한 장애 맞춤형 뇌자극 기술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KIST 바이오닉스연구단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지원을 받아 2018년도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총 연구비 93억/5년)을 수주했고,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환자맞춤형 뇌졸중 장애극복 기술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KIST 기관고유사업과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재활 분야 국제학술지 ‘Neurorehabilitation and Neural Repair’(IF : 4.711, JCR 분야 상위 0.769%)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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