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강간 등 강력사건에서부터 사기·폭력 등 최상위권 불명예

한국판 ‘오제이 심슨’ 사건으로 불린 ‘만삭 의사부인 살해 사건’에 대법원은 지난 26일 재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처럼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전문직 종사자 중 살인을 가장 많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나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또 의사와 종교가는 전문직군에서 유일하게 살인을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강간, 사기, 폭행, 상해사건도 다른 전문직에 비해 범죄횟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2010년 대검찰청의 범죄자 직업 집계 결과에 따르면 4대 강력 범죄 중 가장 반사회적 행위인 살인사건을 일으킨 전문직 종사자는 의사와 종교가로 각각 10건, 4건이다.
 
폭행이나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이나 재산을 빼앗는 행위인 강도사건은 교수 2건, 종교가 1건으로 확인됐다. 방화사건은 교수 2건, 종교가 3건으로 나왔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강간사건은 의사 65건, 변호사 3건, 교수 26건, 종교가 94건, 언론인 12건으로 나와 종교가와 의사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도덕성이 생명인 종교가와 생명을 살리는 것이 본업인 의사가 4대 강력 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르고 있어 그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재산범죄인 사기사건 등은 강력범죄에 비해 더욱 많아 의사 516건, 변호사 84건, 교수 87건, 종교가 766건, 언론인 85건으로 이것 역시 의사와 종교가가 압도적인 수치로 다른 전문직 종사자를 제치고 1·2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폭력범죄에 해당하는 폭행과 상해사건도 의사와 종교가 다른 전문직 종사자보다 많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폭행은 의사 219건, 변호사 20건, 교수 87건, 종교가 332건, 언론인 65건이다. 상해는 의사 148건, 변호사 9건, 교수 62건, 종교가 304건, 언론인 62건이다.
 
도덕성과 관련된 범죄인 간통사건은 의사 15건, 교수 7건, 종교가 7건, 언론인 2건을 기록했고, 성매매위반은 의사 75건, 변호사 4건, 교수 17건, 종교가 7건, 언론인 10건으로 의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타인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의사는 652건으로 변호사 22건, 교수 158건, 종교가 241건, 언론인 105건에 비해 큰 것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다른 직역들이 의사에 비해 범죄건수가 현저히 낮아 정확한지 의심스럽다”며, “대검찰청이 발표한 자료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의협의 대책에 대해서는 “개인이 운영하는 병의원 의사는 자영업자에 해당돼 의협이 강제로 윤리교육을 시킬 방법이 없다”며, “윤리위원회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의협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답함을 털어놨다.
 
윤리교육에 난색을 표한 의협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의협이 의사들을 대상으로 보수교육할 때 윤리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열명 중 일곱명만 교육을 들어도 효과가 있는 것인데 해보지도 않고 안되다고 말하면 의협 존재의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의료인들의 범죄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다”며, “기존 행정처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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