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 의약품 오남용-소비자를 보호하자] ‘공부 잘하는 약’의 허상③

글 싣는 순서 / 대한민국 ‘과잉 교육열’ 멀쩡한 아이들 ADHD 환자로 만든다
                    소비자와 의사가 말하는 ‘메칠페니데이트’, “각성제 일뿐”
                        ADHD 치료제 ‘메칠페니데이트’ 처방 수능 직전 최고점 찍고 하락
                        정신질환 초중고생 ‘서울 강남3구’ 가장 높아
                        한국얀센 ‘콘서타’ 국내 ADHD 치료제 처방량 ‘독주’
                        ADHD 치료제 환인제약 ‘페니드정’ 환각상태 빠진 청소년들
 

속칭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 성분 ‘메칠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의 처방건수가 중고생 기말시험 기간에 집중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의 메칠페니데이트 처방건수는 신학기부터 꾸준히 상승하다가 수학능력시험 바로 직전인 10월에 최고점을 찍고 큰 폭으로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언주 의원(민주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 중인 지난 10월 29일 ‘공부 잘하는 약 기말시험 기간에 사용량 증가한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만 13~18세 청소년의 메칠페니데이트 사용량이 2010~2012년 3년간 22%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만 6~18세 어린이·청소년에게 메칠페니데이트를 처방한 건은 2010년 58만3867건에서 2011년 60만5510건, 2012년 65만6452건으로 3년간 12.4% 증가했다.
 
시험압박이 심해지는 만 13~18세 중·고등생은 2010년 15만5697건에서 2011년 16만8179건, 2012년 19만225건으로 22% 증가하며, 높은 상승율을 나타냈다.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는 중학교 2·3학년은 2학기 기말시험 기간으로 갈수록 메칠페니데이트 처방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학교 2~3학년 메칠페니데이트 처방량>
 출처: 이언주 의원실 정리: 닥터더블유
 
 
처방건수는 2010년 1월 4682건에서 6월에는 20% 증가한 5629건, 12월은 연초 대비 29% 증가한 6030건으로 크게 상승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메치페니데이트’의 오남용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1년 1월 4550건에서 6월에는 27% 증가한 5776건, 12월은 연초 대비 38% 상승한 6279건으로 나왔다. 2012년 1월 5442건에서 6월에는 26% 증가한 6876건, 11월은 연초 대비 34% 상승한 7288건이 처방됐다.
 
메칠페니데이트를 공부 잘 하는 약으로 오남용한다는 이 의원의 지적을 증명하는 학년이 고등학교 3학년이다.
 
<고등학교 3학년 메칠페니데이트 처방량>
 출처: 이언주 의원실 정리: 닥터더블유
 
수능직적인 10월까지 처방건수가 급증하다가 11월 수능이 끝나자 반토막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처방건수는 2010년 1월 371건에서 8월 868건, 10월 1027건으로 2.8배 급증했다가 11월 825건, 12월 694건으로 줄었다.
 
2011년 1월 466에서 8월 1004건, 10월 1155건으로 2.5배 급증했다가 11월 870건, 12월 739건으로 하락했다.
 
2012년 1월 592건에서 8월 1145건, 10월 1189건으로 2배 증가했다가 수능이 끝난 11월 1088건으로 감소했다.
 
이언주 의원은 “의료인의 올바른 처방을 위한 정보제공 및 교육을 실시하고, 청소년 대상으로 마약류 오남용의 위험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및 교육이 필요하다”며 청소년의 메칠페니데이트 오남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겨울방학에 메칠페니데이트 처방건수가 감소하는 것에 대해 박은진 일산백병원 조교수(정신의학과)는 “ADHD 학생들은 갑자기 약 복용을 중단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기말시험 때까지 복용하고 겨울방학에는 약을 줄여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공부는 열심히 해야 잘하는 것이지 메칠페니데이트를 복용한다고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향정신성의약품 ‘메칠페니데이트’ 오남용 실태 고발 기사 내일자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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