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위험 은폐해오다 60억 달러 배상금 철퇴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방광암 발생 부작용 논란을 빚어오던 일본 다케다제약(대표이사 하세가와 야스치카·사진)의 당뇨병 치료제 ‘액토스’가 드디어 터졌다.

미국 연방법원은 최근 액토스의 암 유발 위험을 은폐한 다케다제약과 파트너사인 미국 일라이릴리에게 총 90억달러(약 9조3240억원)의 손해배상 명령을 내렸다.

▲ 한국다케다제약 이춘엽 대표.
이에 따라 전 세계 12위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액토스’가 설립 233년을 맞은 다케다제약에 최대 위기를 안겨주고 있다.

90억달러, 미국 역사상 7번째 손해배상금

미국 루이지애나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7일(현지시간) 액토스 제조사인 다케다제약에게 징벌적 손해배상금으로 60억달러를 부과했다. 이는 다케다제약 글로벌 매출의 40%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 1999년부터 7년 동안 액토스의 미국 내 마케팅·판매를 담당한 일라이릴리에게는 30억달러를 부과했다.

불름버그에 따르면 다케다제약과 일라이릴리에게 부과된 손해배상금 90억 달러는 미국 역사상 일곱 번 째로 큰 금액이다. 미국 대법원은 징벌적 손해배상금이 실제 손해나 보상금 규모에 비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10조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규모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손해배상 규모가 줄어든다고 해도 부과된 배상금이 천문학적인 금액이라 다케다제약이 항소를 통해 배심원의 결정을 뒤집지 못한다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일본 다케다제약 하세가와 대표.
다케다제약이 이번 소송에서 패한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줄 소송이 이어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회사의 대표 품목인 액토스가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케다제약과 액토스의 운명을 결정짓게 될지 모를 이번 배심원단의 결정에 대해 다케다제약 미국법인인 켄 그라이스맨 법무 자문위원은 항소 등 모든 가능한 법적 수단을 동원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배심원단은 액토스 복용 후 암이 생겼다고 주장한 테렌스 앨런에게 손해보상금으로 150만달러를 지불할 것을 다케다제약에 명령한 바 있다.

승승장구하던 액토스, 2011년 이후 분위기 반전

‘피오글리타존’이 주성분인 액토스는 타케다제약이 개발·제조해 다국적 제약회사인 일라이릴리가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1억건 이상이 처방되며 대표적인 혈당강하제로 자리를 확고히 한 액토스는 부작용 문제로 시장에서 퇴출된 ‘아반디아’ 사태 이후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하지만 2011년 방광암 발병위험으로 프랑스와 독일에서 퇴출됐다. 미국 FDA에서도 액토스를 1년 이상 사용할 경우 방광암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각국의 움직임과 관련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1년 6월 10일 ‘피오글리타존’에 대한 의약품안전성서한을 배포하고 안전성 전반에 대한 종합검토를 거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액토스의 매출액은 2011년 3월 기준 45억 달러(약 5조503억원)로 최고를 기록했고, 다케다제약의 전체 매출 27%를 차지했다.

▲ 액토스 제품 사진.

국내 시장에서 액토스 매출액은 지난 2011년 10억5243만원에서 2012년 7억8296만원으로 하향추세에 있다.

다케다제약은 어떤 회사인가

다케다제약은 1781년 설립돼, 올해 창립 233주년을 맞는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회사이다. 일본 내 1위이자 세계 12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매출액 22조원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6년 미국 바이오제약사 서릭스, 2008년 항암전문제약사 밀레니엄, 2011년 스위스제약사 나이코메드를 인수 합병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한국다케다제약(대표이사 이춘엽·사진)은 원외처방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골다공증 치료제 ‘에비스타’와 방광암 유발 위험이 있는 당뇨병 치료제 액토스를 묶어 국내 한 제약사에 판권을 끼워 팔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본지 닥터더블유는 지난해 6월 6일자 ‘망언 일삼는 일본, 방광암 위험 액토스 판매로 한국에 만행’ 기사를 통해 다케다제약이 방광암 유발 부작용으로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에서 판매 중지된 액토스를 국내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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